전체상품목록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현재 위치
  1. 홈
  2. 도서
  3. 분야별 도서
  4. 사회과학
기본 정보
최후의 전환
저자 프리초프 카프라
출판일 2019.07.29
페이지수 276
ISBN 9788982226373
배송비 4,000원 (50,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
구입처 예스24, 알라딘, 교보문고
SNS 상품홍보
SNS 상품홍보

자연과 공동체를 되살리는 법체계에 대한 
과학자 카프라와 법학자 마테이의 대담한 통찰!

지난 7월 15일, 영국에서는 ‘멸종저항(Extinction Rebellion)’이라는 단체가 5일간 점거 시위를 벌였다. 영국 역사상 최대의 시민불복종운동이었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결성된 멸종저항은 ‘비상사태(It is an emergency)’라는 슬로건으로 생물 다양성 손실을 막고, 2025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신속한 행동에 나설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오늘날 기후 위기는 성장 신화에 사로잡혀 환경을 파괴한 대가이다. 환경은 커먼즈(commons)에 속한다. 커먼즈는 공유, 공유권, 공유재 등 ‘공유’라고 번역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오늘날 커먼즈는 어떤 재산(물건, 자산)을 다수의 사람이 공동으로 지배하고 관리하면서 이익을 나누었을 때 그 재산에 대한 권리를 말하기도 하고, 재산 자체를 뜻하기도 한다. 커먼즈는 토지, 물, 환경 등 자연자산인 경우가 많지만, 장인 길드나 마을 조직 같은 무형 자산인 경우도 있다.

공동 저자 우고 마테이는 이렇게 말한다.

“커먼즈는 부여되는 것이 아니다. 삶에 꼭 필요한 것으로서 사람들이 가져야 할 자원이다. 모든 사람은 커먼즈에 대해 동등한 몫의 권리를 갖고 있으며 동등한 책임을 지고, 커먼즈의 부를 미래 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직접적인 책임을 공유한다.”

우고 마테이는 비교법학자이자 사회운동가로, 2011년, 물의 사유화에 반대하는 국민투표 운동을 주도해 2,700만 표 이상의 압도적인 승리를 이끌어 내고, 커먼즈 기반의 물 회사(Aqueduct of Naples)의 회장, 이탈리아 중세마을 치에리의 부시장을 역임한 이력이 있다. 

또 다른 저자 프리초프 카프라는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새로운 과학과 문명의 전환》 《생명의 그물》을 펴내며 서양 과학의 뿌리를 뒤흔든 물리학자이자 시스템 이론가로, 입자물리학을 연구하며 지난 40년간 현대 과학의 철학적·사회적 함의에 대해 체계적으로 탐구해 온 사상가이다. 

접점이 없을 것 같은 그들은 어떻게 함께 책을 쓰게 되었을까? 

이 책의 아이디어는 과학자 카프라와 법학자 마테이가 과학과 법학에서 말하는 법 개념을 주제로 나눈 대화에서 출발한다. 그들의 대화는 테니스 코트에서 시작되었고, 더 짜임새 있는 토론으로, UC 헤이스팅스 법과대학(Hastings College of the Law)에서 두 학기 동안 긴 세미나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 열정이 한 권의 책 《최후의 전환》으로 묶였다. 

《최후의 전환》에는 다음과 같은 실존적 위기의식이 근저에 깔려 있다. 

“착취적이고 파괴적인 행동 양식을 바꾸지 않으면 인간 문명은 지구에서 사라질 수 있다”.

카프라와 마테이가 이 책을 저술한 것은 바로 문명의 지속을 위하여 이러한 인간의 행동 양식을 멈추어야 한다는 것을 선언하는 데 있다. 저자들은 착취적이고 파괴적인 행동 양식을 추동하는 세계관을 근대의 기계론적 세계관으로 명명한다. 그리고 법학(법 이론)이 과학과 함께 이 세계관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음을 강조한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세계를 하나의 코스모스, 곧 질서 있고 조화로운 구조의 살아 있는 유기체로 보았다. 또한, 르네상스 시대의 다 빈치는 패턴의 유사성으로 어떤 현상을 다른 현상과 연결 짓는 시스템 사고를 보여주었다. 그의 과학은 200년 뒤에 나타나게 될 기계론적 과학과는 근본적으로 달랐다. 그것은 유기적 형태에 관한 과학, 특질에 관한 과학, 변형 과정에 관한 과학으로, 그 일부는 오늘날 현대 시스템 이론, 복잡성 이론과 뚜렷한 유사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16~17세기에는 갈릴레이가 도입한 ‘정량화’와 베이컨이 옹호한 ‘인간의 자연 지배’, 데카르트가 발전시킨 물질세계를 정신과 분리된 하나의 기계로 여기는 시각, 뉴턴의 객관적이고 불변하는 ‘자연법칙’, 로크의 사회에 대한 합리주의적이고 원자론적인 개체주의적 시각이 기계론적 패러다임을 형성했다.

합리주의적·기계론적 패러다임은 이내 법학을 지배했는데, 특히 카프라와 마테이는 17세기 그로티우스, 도마 같은 법학자에 주목한다. 그들은 ‘실재(reality)’를 낱낱으로 한정되는 구성 요소의 총합으로 보았다. 구성 요소는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개별적 권리를 가진 소유권자를 말하는데, 이에 따라 소유권과 국가주권은 법적 근대성의 두 구성 원리가 되었다. 또한, 데카르트적 전통으로부터 법은 개별 주체에서 분리된 ‘객관적’ 틀로 여기게 되었다.

근대성 개념이 등장하면서 과학과 법은 지적으로 융합되었다. 인간은 다른 모든 창조물과 대비되며 더는 같은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는 종 우월의식이 정치·종교·도덕·법 등 문화 전반에 공고하게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인간은 과학의 눈으로 자연을 이해할 수 있고, 기술을 이용해 자연을 변형할 수 있으며 재산과 주권이라는 법 제도로 자연의 본질을 착취하거나 개량할 수 있는 상품, 또는 물리적 객체로 변형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수십억 년간 지구 생태계는 생명그물을 지탱하기 위한 특정한 조직 원리를 발전시켜 왔는데, 이 조직 원리, 곧 생태학의 원리는 자연법칙과 같은 것이다. 어느 종의 폐기물은 다른 종을 위한 먹거리가 되고, 물질 순환은 생명그물을 통해 지속되며 생태 순환의 동력이 되는 에너지는 태양으로부터 나온다. 또한, 다양성이 복원력을 보장하며 생명은 전쟁이 아니라 네트워킹을 통해 이 행성에 번성하게 되었다. 생태적 법질서는 이러한 생태학의 원리를 자연법칙으로 인정하고, 이를 존중하고, 이에 부합하는 법질서이다.

지금 과학의 패러다임에서는 세상을 하나의 기계로 보는 데서 벗어나 생태적 공동체의 네트워크로 이해하려는 사고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법학이나 법에 대한 대중의 관념에서는 아직 이에 상응하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지만, 우리 시대의 주요 문제가 시스템의 문제이고, 넓은 의미에서 전 지구적 위기가 곧 생태적 위기라는 점에서 카프라와 마테이는 새로운 생태적 질서 수립으로 이어질 법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 책에서 지향하는 근본 변화는 새로운 ‘법의 생태학(ecology of law)’이다. 카프라와 마테이는 ecology를 특정 현상의 맥락을 규정하는 관계의 패턴으로 정의한다. 따라서, 법의 생태학은 정치, 경제, 정의, 종교, 사회의 행위규범, 도덕 등에서 독립되거나 한 사회에서 분리된 영역으로 보지 않는 법질서를 말한다.

무엇보다 저자들은 커먼즈를 생태적 법질서에서 핵심 단계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이는 보살핌과 의무, 상호성, 참여 원칙을 조직 원리로 하는 커먼즈 제도가 윤리적으로 바람직할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지속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새로운 삶을 위한 정치적 모색은 시작되었다. 서울 경의선 공유지, 인천 배다리마을 공유지 등 커먼즈 운동이 이 시대의 유의미한 사회운동으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근대의 기계론적 세계관은 여전히 법학자와 법률가뿐 아니라 경영자와 정치지도자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들은 과도한 소비와 폐기물 및 오염을 발생시키고 지구의 자연자원을 고갈시키는 에너지·자원 집약적인 일회용 경제(throwaway economy)를 부추기면서 무한하고 영구적인 경제성장을 가혹하게 추구한다.

현재의 경제체제와 법질서는 지속할 수 없다. 우리에게는 생태적·법적 소양과 커먼즈의 공정한 공유, 시민 참여, 그리고 참여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생태적 법질서가 필요하다. 《최후의 전환》에서 카프라와 마테이는 모든 시민이 이 과정에 참여하기를 촉구하고 있다. 


과학과 기술, 자연 세계, 법 제도로서의 커먼즈는 
어떻게 정당한 사회를 위한 법으로 진화하는가?

지난 40년간 과학계와 사회에서 일어난 세계관과 패러다임의 변화는 수많은 학술서와 대중서에서 다루어졌다. 그러나 그중 어느 것도 이 패러다임 전환이 중요한 법적 차원을 가진다는 사실에 주목하지 않았다. 이러한 법적 차원은 이 책의 중심 주제이다.

사람들은 법을 생각할 때 먼저 법률가와 판례를 떠올리지만, 《최후의 전환》은 처음으로 법을 하나의 지식 체계로 제시하고, 법학(법이론과 법철학)을 자연과학과 유사한 역사와 개념 구조

가 있는 지적 학문임을 보여준다. 과학과 법학은 역사 속에서 줄곧 상호작용하며 시간에 따라 공진화했기에 자연법칙(laws of nature)과 법 사이에 개념적인 연관성을 갖게 된 것이다.

이 책의 주된 논지는 과학과 법학이 기계론적·근대적 세계관 형성에 공헌했다는 것이다. 근대성은 오늘날 전 지구적인 생태적·사회적·경제적 위기의 근원인 산업화 시대의 물질주의 지향과 착취의 사고방식을 낳았다. 그런 점에서 과학자와 법학자는 당면한 세계 상황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따라 카프라와 마테이는 생태학의 기본 원리와 현대 과학의 새로운 시스템 사고를 반영해 법의 가장 내밀한 구조를 다시 사유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법질서의 재구축을 강조하는 까닭은 법질서를 통해 세계관이 사회적 행동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서장과 10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장에서는 주된 논지를 제시하고, 1장에서는 과학과 법학 간의 유사성과 차이점에 관한 몇 가지 오해를 분명히 한다. 

2장에서는 고대부터 과학혁명 및 계몽사상에 이르기까지 서구 과학 사상의 변천 과정을 살펴본다. 서구의 과학 사상은 이 물질세계를 하나의 기계로 보고, 객관적이고 불변하는 ‘자연법칙’이라는 개념을 상정하며 합리주의적이고 원자론적인 사회관을 촉진하는데, 이는 인간의 자연 지배를 옹호한 기계론적 패러다임에서 절정을 이룬다.

3장에서는 과학 사상에 상응하는 서구 법사상의 변화와 발전을 이야기한다. 서구의 법사상은 기계론적 법 패러다임을 낳았다. 여기서 사회적 실재는 저마다 분리된 개인과 소유권―개인의 권리로서 국가에 의해 보호되는―의 단순한 집적으로 간주된다. 그리고, 소유권과 국가주권을 법적 근대성의 구성 원리로 제시한다. 나아가 법은 기계론적 패러다임 안에서 인간이 해석할 수 없는 ‘객관적’ 틀이 되었음을 강조한다.

4장에서는 법적 근대성의 등장과 주요 특성을 기술한다. 불과 300년이 조금 넘는 동안 커먼즈는 풍부하고 자본은 희소했던 과거와 달리, 넘치는 자본과 극도로 빈약해진 생태적 커먼즈, 그리고 취약해진 공동체 유대라는 심각한 상황에 처한 현재 사회의 변화된 모습도 포함한다.

5장에서는 세계를 하나의 기계로 보는 데서 벗어나 서로 긴밀히 연결된 네트워크로 이해하게 되는, 과학에서 일어난 패러다임의 전환을 검토한다. 또한, 지난 1900~1930년대 물리학에서 이루어진 개념 혁명을 알아보고, 뒤이어 생명과학에서 출현한 시스템적 사고를 살펴본다.

6장에서는 법적 사고에서 데카르트의 합리주의에 대한 낭만주의와 진화론의 비판이 어떻게 그의 기계론적 시각을 극복하는 데 실패했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결과적으로 기계론적 시각이 과학보다는 법에서 훨씬 더 회복 탄력적임을 증명한다.

7장에서는 지금의 상황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기계론의 함정’에 대해 기술한다. 기계론의 함정은 현재 상태가 특정 문화에 의해 형성된 것이 아니라 자연 발생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사람들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그래서 벗어나기가 특히 어렵다.

8장에서는 7장에서 기술한 상황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근본 원칙, 즉, 권력과 폭력으로부터의 법의 단절, 공동체 주권 형성, 그리고 생성적인 재산제도 수립에 대해 논의한다.

9장에서는 커먼즈의 법적 구조를 기술한다. 커먼즈는 지구의 생명을 부양하는 생태적 원리에 맞는 법체계의 핵심에 놓여야 할, 관계에 관한 제도(relational institution)를 의미한다.

10장에서는 생태적 법질서의 기본 원칙을 미리 보여준다. 아울러 그러한 새로운 질서를 실제 구현하려는 혁명적인 투쟁을 예시로 살펴본다.

루소의 말처럼 법은 항상 공명정대하면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일반의지의 표현이다. 따라서 법을 공동체의 살아 있는 네트워크로 보는 것은 그것을 이해하는 전혀 새로운 방식이다. 법이 가치와 도덕, 이익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에 그것은 한 공동체에서 형성·계승되어 온 특정한 가치 등을 표현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법을 의사소통을 위한 중요한 도구로 긍정할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은 미국에서 인종분리법과 제도에 불복종하며 흑인 인권운동을 촉발한 로자 파크스의 실천 행위를 통해 법이 인간 주체의 사고(세계관)와 행동에서 창발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우리가 법을 지킴으로써 그것이 존재한다는 점, 공동체로서 우리가 그것을 지킬지 말지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법을 만든다는 점을 인식해야 하고, 파크스의 불복종 선택이 인종 분리 정책을 합법에서 불법으로 전환한 것처럼 착취적 법과 관행을 합법에서 불법으로 전환하는 데에도 이와 비슷한 저항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법에 대한 새로운 사유, 곧 법에 대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란 다름 아닌 주체와 객체가 기계론적으로 분리되지 않으며 법질서의 기본 구성 요소는 원자적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와 관계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최후의 전환》에서 강조하는 것처럼 법을 시스템 사고로 이해하는 것은 기존 법체계에 대한 본질적인 도전이 될 것이다.


◈ 목차

역자서문 생태 문명 전환을 위한 법학을 모색하다 004

서문 새로운 생태적 법질서를 향하여 012

서장 자연법칙과 법의 본성 027

Chapter 1 과학과 법 045

Chapter 2 코스모스에서 기계로_초기 서양 과학 사상의 진화 061

Chapter 3 커먼즈에서 자본으로_서양 법사상의 진화 077

Chapter 4 거대한 전환과 근대성의 유산 109

Chapter 5 기계에서 네트워크로_19~20세기 과학 사상 127

Chapter 6 기계론적 법학 143

Chapter 7 기계론의 함정 157

Chapter 8 자본에서 커먼즈로_법의 생태적 전환 179

Chapter 9 법 제도로서의 커먼즈 199

Chapter 10 생태적 혁명 223 

장바구니 0

맨위로